조현병·정신질환 환자의 폭력성 요인


서론



조현병은 만성적인 경과와 심각한 기능손상으로 정신질환 중 그 어떤 것 보다 도 시급하게 정복되어야 할 질환이다.

하지만 조현병은 학문적으로 여전히 수수께끼이며 사회적으로도 많은 오해를 사고 있다.

특히, 예측할 수 없는 폭력성이 내포된 사람으로 보는 시각은 오랜 동안 조현병 환자를 사회위험요소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더군다나 잘 모르는 대상에 대해서는 공포를 갖게 되는 인간 심리에 비추어 볼 때, 일반인의 직관적 인 파악과는 거리가 멀어 이해의 접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의 생경한 조현병 환자의 폭력성에 대한 권위적이고 선언적인 설명 은 사회적으로 더욱 더 의혹과 공포를 증폭시키는 데 일조를 한 면이 있다.

사회는 조현병 환자가 치료와 재활에 필요한 기회를 제공하고 궁극적으로 직업적 사회적 기능을 발휘하는 공간이 된다.

그러므로 급성기 증상의 호전과 기능의 회복 이후 치료적이고 온정적인 환경의 제공이 필요한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환자는 사회적 낙인으로 치료를 통한 회복에 커다란 장애물을 맞이하게 되어 약물복용과 지속적인 병원 방문에 어려움을 겪게 될 뿐 아니라, 사회의 전면에 나서지 못하고 주변부에서 머무르며 효과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여 재발을 경험하고 만성화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그러므로 조현병의 치료성과를 높이기위해선 치료 순응도와 재활에 영향을 주는 사회적 낙인을 제거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즉, 낙인 제거는 조현병 환자의 재활과 사회적응에 필요한 치료환경 조성에 첫 단계라고 할 수 있으며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2018년도 보건사회연구원의 정신보건과 관련한 사회적 낙인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면 현재 조현병 환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어느 정도인가를 짐작할 수 있는데, 조사에 참여한 일반인들은 조현병 환자의 자해가능성에 대해 78.6%, 타해가능성에 대해 52.5%가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조현병 환자는 예측할 수 없다’에 65.8%가 그렇다고 대답했고 ‘조현병 환자가 애들을 가르치는 일을 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에 58.3%가 동의하여 일반인의 조현병과 그 환자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폭력성이 높아 위험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뚜렷한 경향이 있었다.

이를 통해 아직도 일반인들의 인식은 많은 사회홍보활동과 의학적 지식의 제공에도 큰 변화를 갖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어 사회적 낙인을 제거하는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본고에서는 그 동안의 조현병과 폭력성에 대한 논의결과를 고찰하고자 한다.

많은 연구결과가 축적되었고 그 결과 수년전부터 메타분석이 출간되어 결론이 도출되고 있으며 새로운 사실도 알려져 현시점의 문헌고찰은 이를 통해 앞으로의 연구방향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낙인 감소를 위한 홍보활동과 정신보건정책 수립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초기의 논의



학술적인 논의에서 연구결과를 토대로 한 여러 주장들은 점차 변모 되어 왔는데, 초기 논의 시점인 1980년대에 전문가들의 의견은 조현병에서 폭력성의 위험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논의의 시발점으로 1983년에 John Monahan 등의 “범죄와 정신질환 : 역학적 접근(Crime and mental disorder : an epidemiological approach)”이 주목할 만 한데,

정신질환과 범죄행위는 서로 독립적이라고 명확하게 결론짓고 있다. 즉, 일반인구에 비해서 범죄자들에게서 정신질환이 더 많이 발견되고 또한 일반 인구에 비해서 정신질환자에서 범죄율이 높게 나타나지만, 연령, 성별, 사회계층 등의 인구학적 요인을 보정하면 범죄율과 정신질환의 관련성은 없어진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계속된 연구결과는 각자의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는데 조사방법, 대상의 차이에서 기인한 차이라서 그 내용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각각의 연구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정신질환 환자 폭력행동 빈도 조사



미국의 정신장애가족협회의 소속이었던 1,401개의 가족을 무작위로 추출하여 그 가족 중의 중증정신장애 환자의 공격적 인 행동을 조사한 연구가 있었는데 그 빈도가 약 11%로 조사되었다.

스웨덴에서 수행된 조사연구는 644명의 조현병 환자 를 15년 동안 추적관찰 한 결과를 제시했다.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조현병 환자는 일반인구에 비해 4배 정도의 높은 폭력행위로 인한 범법 사실이 있었으며 이들의 폭력행위는 경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1992년에 스웨덴에서 보고된 다른 연구는 출생 코호트(birth cohort)를 이용하여 스톡홀름에서 태어난 사람들의 30년 간의 범죄기록을 검토하여 중증정신장애 환자군과 일반인구의 범죄율을 비교하였는데, 남자환자에서는 4.2배, 여자환자에서는 무려 27.5배의 높은 범죄율을 나타냈다.

영국 런던의 조현병 환자 5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는 조현병이 아닌 다른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 대조군에 비해 폭력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가 남자환자의 경우 3.9배, 여자환자의 경우 5.3배로 나타났다.

2001년도 조현병과 폭력에 대하여 런던대학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나온 문헌고찰은 “현재 조현병 환자가 일반인에 비해서 폭력성이 높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사회전체에서 일어나는 폭력 중에 조현병과 관련된 부분은 10% 미만이다.”라고 결론을 지었다.

조현병과 관련된 폭력이 전체 폭력행위에서 차지하는 정도는 폭력범죄가 사회적으로 좀 더 횡행하는 국가에선 상대적으로 조현병과 관련된 폭력범죄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아 질 수 있어, 미국의 경우 3% 정도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연구가 있고, 1988년 미국 법무부에서 내 놓은 보고서를 보면 약물이나 알코올 남용의 병력이 없이 정신질환을 앓았던 사람이 살인과 관련된 경우가 4.3%이라고 하였다.

이 결과들은 종합하면, 국가마다 차이는 존재하지만 전체 폭력과 관련된 범법행위 중 10% 이하가 중증정신질환자가 저지 르는 것으로 추산되며 남자 환자 보다는 여자 정신질환자가 일반 인구와의 차이가 더 나는 경향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치료여부 및 약물남용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



조현병으로 진단받은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혈중 항정신병약물 농도와 폭력성 성향이 반비례한다는 결과를 보인 연구가 초기에 있었고,

유사한 연구로 미국의 주립법무병원(state forensic hospital)에 입원한 중증정신질환 환자에서 입원하기 전에 약물치료를 거부한 적이 있는 환자들에게서 폭력적인 행동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빈번함을 보고 했다.

약물치료를 받지 않는 중증정신질환 환자는 어떤 위험성을 보이는가에 대한 연구보고가 있는데, 최근 6개월 이내에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는 현저하게 높은 폭력성을 보이고 중등도 수준의 초조와 정신병적 증상이 동반되면 폭력의 위험이 더 높아진다고 하였다.

이 연구자들은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한 환자 집단으로, 물질남용이 있는 군과 치료를 받지 않는 군 외에도, 이러한 중등도 이상의 초조와 정신병적 증상을 보이는 군을 추가하였다.

미국 버지니아 주립정신병원 입원환자 34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선 약물치료를 거부한 환자들은 더 공격적이고 더 오래 입원한다고 알려졌으며, 더 많은 격리와 구속을 당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연구에서 조현병 환자의 약물치료 거부는 폭력성을 예견할 수 있는 위험요인으로 제시되었고, 초조와 심한 정신병적 증상도 관련이 있을 것이 라고 생각되었으며,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폭력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폭력성과 정신병적 증상과의 관계 그리고 병식의 부족이 미치는 영향



영국의 법무병원에서 시행된 조사연구는 폭력적인 행동과 치료받지 않은 정신병적 증상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보고하면서, 정신병 환자의 공격적인 행동의 80%는 병의

증상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하였고 망상으로 인해 공격적인 행동을 한 집단이 심각한 폭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망상이 폭력의 심각성을 높일지라도 폭력의 발생률을 높이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다.

망상적 사고를 가지고 미국 백악관에 협박 등의 요구를 했던 조현병 환자를 미국정보국에서 10여년 간 추적 관찰한 내용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그들 중 이전에 폭행의 범죄력이 없던 환자에서는 폭력적 범행으로 구속된 횟수는 1.6회 정도에 불과했는데, 이와는 대조적으로 이전에 폭행의 병력이 있었던 일반인의 경우에는 평균 4.8회 정도의 구속횟수를 보였다. 즉, 환자의 폭행으로 인한 구속횟수는 폭행의 병력이 있었던 일반인에 비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래치료를 받고 있는 133명의 조현병 환자의 폭력성에 대한 예측인자로 충분히 치료되지 않은 망상과 환각을 보고한 연구가 있었고, 이 집단의 13%에서 폭력성을 발견하였으며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는 환자 중 약물 치료를 제대로 받고 있지 않는 경우는 17%에 불과한 반면에 폭력적 행동을 보인 환자의 경우 71%가 약물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았다고 보고하였다.

스위스에 수행된 한 연구는 282명의 조현병 환자군과 일반인을 비교했는데, 환자군이 폭력적 범죄로 인한 유죄판결이 5배가 높았으며 특히 급성기에 있는 환자일수록 더 폭력적인 경향을 나타냈다.

병식과 관련 되어서 여러 연구가 폭력성에 대해서 병식의 부족이 위험인자로 작용한다고 보고했다. 스페인의 조사된 연구는 입원환자 63명를 대상으로 했는데 폭력의 위험인자로 정신병적 증상이 심한 정도와 병식 부족을 들었고 단일 인자로 가장 큰 위험인자는 정신병적 증상에 대한 병식의 부족을 들었다.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폭행을 저질렀던 조현병 환자 122명과 폭력의 과거력이 없는 111명을 비교한 결과는 앞의 결과와 거의 동일하게 폭력을 저지른 환자들이 정신병적 증상이 더 심했고 병식부족도 더 심각하였다.

미국의 뉴욕지역에서 폭력범죄로 구속된 중증정신장애 남성 환자 60명에 대한 분석결과를 보고한 연구에선 병식부족과 약물비순응도가 큰 영향을 준다고 하였다.

최근의 연구에서는,

1,717명의 영국 범죄자를 대상으로 코호트를 구성하여, 2001년부터 평균 39.2주(SD=33.0) 동안 추적관찰을 한 결과가 보고되었다.

이분형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적용한 결과, 조현병이 폭력성과 유의하게 연관될 때는 오직 정신의학적 치료가 결여되는 상황이었다[odds ratio (OR)=3.76,95% confidence interval (CI)=1.39-10.19, p=0.009). 치료받지 않은 조현병 환자를 추적관찰을 할 때, 피해망상의 발생이 유의하게 연관되었다(OR=3.52, 95% CI=1.18-10.52, p<0.001).

한편, 이러한 피해망상은 폭력성과 유의한 연관성을 나타내었다(OR=3.68, 95% CI=2.44-5.55, p<0.001).

최종적으로, 치료받지 않은 조현병 환자에서 피해망상의 폭력성에 대한 유의한 조절효과는 회귀분석을 통해 제시되었다(β=0.02, 95% CI=0.01-0.04, p=0.03). 이러한 결과는 조현병 환자에서 폭력성의 행동화를 선별하고 예방하는 구체적인 접근방안을 제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정신병적 증상 및 징후의 발병후 치료를 받기 전 시점에 폭력성이 주로 행동화되며, 적극적인 정신의학적 치료가 합리적인 예방적 중재로서 제안될 수 있다.




물질남용과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결과들



약물남용의 병력이 없는 퇴원한 정신과 환자는 폭력적 행동을 보일 확률이 이웃에 살고 있는 일반인과 동일하다고 보고한 연구가 있는데 이 연구는 전향적인 조사방법을 하고 있어 큰 영향을 주었던 연구로 알려져 있고 맥아더 재단에서 주도했던 연구로 유명하였다.

물질남용과 관련해서 핀란드에서 행해진 2개의 연구가 있는데 먼저 1996년에 보고된 연구는 조현병 환자가 일반인에 비해서 살인을 저지를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10배가 높다고 하였으며 동반이환 된 알코올 중독이 없는 남자환자는 7배이고 알코올 중독과 조현병이 병존하는 경우에는 17배의 높은 살인을 저지를 확률을 보인다고 했다.

이 보다 2년 후에 출간된 연구는 무려 11,017명의 대상군을 26년 간 추적관찰 한 결과를 통해 알코올 중독이 동반이환 되지 않은 남자 조현병 환자의 경우 건강한 남성에 비해 폭력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3.6배 높았으며 알코올 중독과 조현병이 같이 이환 된 남자환자의 경우 무려 25.2배의 높은 상대위험도를를 나타냈다.

같은 해에 나온 중증정신장애 331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17.8%의 환자들이 무기를 사용하거나 혹은 심각한 폭력적인 사건에 가담한 적이 있다고 조사되었고, 약물남용 문제, 약물 비순응, 병식의 부족 등이 겹치면 폭력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하였다.

뉴질랜드에서 961명의 출생코호트를 분석한 결과가 2000년도에 보고되었는데, 조현병 또는 조현병과 유사한 질환에 이환된 경우는 대조군을 기준으로 2.5배 가량 폭력행동의 위험성을 보고하였다. 여기에 약물남용이 겹친 경우는 위험성이 8배 가량으로 보고되었다.

이들 연구결과를 고려해볼 때, 물질남용의 문제는 폭력성과 뚜렷하고도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생각된다.

또한 심각한 폭력범죄의 발생을 야기시켜 사회적인 측면에서 물질남용의 치료는 폭력과 관련된 범죄율을 낮추는 데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결 론



1980년대 이후 다양한 대상인구에 대한 조사가 수행되었는데 많은 연구결과에서 조현병과 폭력성의 관련성을 보고하고 있다. 더 나아가 한 연구에선 비록 전체 살인사건에서 조현병 환자가 저지르는 건수는 소수에 해당 되지만 살인과 조현병과는 통계적인 유의성이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산발적인 개개의 연구결과를 체계적으로 고찰하고 데이터를 메타분석을 하여 결과를 종합하는 연구들이 최근 출간되고 있는데, 이 연구결과들에서 폭력성은 조현병의 병리와 직접 연관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현병의 폭력성은 흔히 동반하는 물질 관련 장애의 영향이라는 견해가 있으며 한 연구에선 조현병과 물질장애가 동반된 환자군과 물질 장애만을 진단받은 환자군의 폭력성의 차이는 없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폭력은 조현병의 전체 이환된 경과에서 모두 나타나는 현상이 아닌 첫 정신병 삽화에서 주로나타나며, 반수가 삽화의 발생에서 치료를 받게 되는 시점 사이에 주로 발생한다고 하였다.

이 시기에 발생한 폭력에는 타인에 대한 폭력 행사도 포함되고 심각한 경우도 일어나지만 영구적인 손상을 주는 정도의 심한 경우는 드물다고 하였다.

폭력의 발생의 위험인자는 범죄력을 비롯하여 치료를 거부하는 행동, 물질남용과 관련된 요인들이 포함된다고 하였으며, 이런 요인들은 정신병에서 발생하는 폭력을 줄이기 위한 개입에서 중점적인 사안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되고 있다.

더불어 조현병 환자에서 폭력성의 행동화에 대한 조기선별과 예방을 위해 DUP를 최소화 하기 위한 정신의학적 중재가 적극적으 로 이뤄져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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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3

      • 늘 이슈를 확대 재생산하는 언론의 특징이 한몫 거드는 것 같아요.
        조현병 환자가 모두 폭력적이거나 잠재적인 범죄자가 아니라는 걸 잘 알면서도 일부 사례를 마치 전부처럼 전하니.-_-;; 간혹 조현병이 있다고 다 그런 건 아니라고 얘기하는 뉴스도 있지만, 비율로 보면 압도적으로 '조현병 환자 = 잠재적인 범죄자'라는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더라고요. 에효. 그렇게 따지면 조현병이 없는 사람들도 모두 잠재적인 범죄자일 뿐인데...(확률상으로 보면 더 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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